본문 바로가기

매일QT/사순절 (크리스천투데이)

Day 38 -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19:17 그들이 예수를 맡으매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히브리 말로 골고다)이라 하는 곳에 나가시니
19:18 그들이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새 다른 두 사람도 그와 함께 좌우편에 못 박으니 예수는 가운데 있더라
19:19 빌라도가 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이니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 기록되었더라
19:20 예수께서 못 박히신 곳이 성에서 가까운 고로 많은 유대인이 이 패를 읽는데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기록되었더라
19:21 유대인의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라 쓰지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쓰라 하니
19:22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쓸 것을 썼다 하니라
19:23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의 옷을 취하여 네 깃에 나눠 각각 한 깃씩 얻고 속옷도 취하니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라
19:24 군인들이 서로 말하되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얻나 제비 뽑자 하니 이는 성경에 그들이 내 옷을 나누고 내 옷을 제비 뽑나이다 한 것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군인들은 이런 일을 하고
 

주님께서 자기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이라 불리는 험한 골고다 길을 오르셨습니다. 되도록 먼 길을 돌고 돌아 죄인에게 수치를 보이는 길, 둘러싼 군병들에게서 침 뱉음과 조롱을 당하신 길, 채찍과 매질을 받으며 가신 고통의 길을 요한은 차마 다 기록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한은 지극히 간단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다른 복음서에는 주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게 된 한 행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막 15:21).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순례의 길에 갑작스럽게 닥친 불행이었던 그 일이 그를 구원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후에 그의 온 가족이 주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롬 16:13). 그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자리에서, 주님의 십자가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인간의 몸으로 지고 갈 수 없는 참혹한 고통의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인들이 주님께 마취제인 쓸개 탄 포도주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것을 거부하셨습니다(마 27:34). 조금도 쉬운 길로 가지 않으시고 온전히 모든 고통을 다 받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우리를 위한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삭의 모습 속에서 예수님을 봅니다. 이삭이 자신을 태울 나무를 지고 가는 모습은 구약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고통스럽고 슬픈 것은, 이삭은 자신이 번제할 어린 양인지 모르고 갔지만 주님은 다 아시고 가셨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죄에 팔려 죄의 노예가 된 우리를 자유케 하시려, 율법의 저주 아래 놓인 우리 영혼을 건지시려, 우리의 모든 허물과 죄를 그 어깨에 지고 골고다를 오르셨습니다. 주님은 모든 증오의 화살을 받으시고 죽으심으로 원수의 화전을 소멸하시고 승리하셨습니다.
 

빌라도가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고 기록합니다. 그는 예수님을 넘겨 준 큰 죄를 지었지만, 그 안에 깨달은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왕’이시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기록함으로, 예수님께서는 온 인류의 왕이시며 그리스도이심을 공포합니다.
 

주님께서 못 박히신 십자가 좌우에 강도가 못 박혔습니다. 그리고 군병들은 주님의 마지막 소유를 하나씩 빼앗습니다. 유대인의 의복은 모자, 겉옷, 속옷, 허리띠, 신발 다섯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지금 네 군병이 하나씩 빼앗고, 마지막 남은 속옷을 누가 가질지 제비를 뽑는 것입니다. 제사장이 입는 통으로 짠 세마포 옷,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다리가 되신 진정한 제사장이신 주님의 마지막 것까지 다 빼앗습니다.
 

주님은 강도 같은 세상에서 강도들에게 둘러싸여서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셨습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시고 생명까지 내어 주신 거룩한 십자가 아래서, 옷을 빼앗는 강도 같은 군병들의 모습이 가슴 아픈 대비를 이룹니다.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있습니까? 다른 이를 비난하고 미워하고, 다른 이에게 짐을 지우고,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이의 것을 빼앗아 나를 채우려 하지는 않습니까? 그런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신 보혈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