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3: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13:5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13:6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13: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13:8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13:9 시몬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옵소서
13:10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13:11 이는 자기를 팔 자가 누구인지 아심이라 그러므로 다는 깨끗하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13:12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13:13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13: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3: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13: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나니
13:17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고난과 형극의 죽음을 앞두신 주님과의 마지막 만찬의 자리, 누가는 이 자리에서 제자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눅 22:24). 영광의 자리를 구하는 요한과 야고보를 향해 분노했던 제자들입니다(마 20:20-24). 그런데 제자들 사이에서 늘 논쟁이 되고 다툼이 되었던 주제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누가 크냐' '누가 높냐'였습니다(막 9:33-34). 모든 제자들 안에 높아지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주님은 이 자리에서 수건을 허리에 두르시고 몸을 굽혀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습니다. 황톳길에 샌들을 신고 다녔던 유대인들은 늘 발이 먼지투성였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오면 종들이 나와서 그 발을 씻기고 수건을 들고 서 있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제자들 중 누구도 발을 씻으려는 섬김의 마음을 가진 자가 없었습니다. 제자가 스승의 발을 씻어야 하는 것인데, 스승이 낮아져서 제자의 발을 씻기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몸소 '섬기는 자가 주인'임을, '낮아진 자가 높은 자'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주님은 말씀하신 대로 사신 분, 그 삶이 메시지가 되신 분입니다. 하나님나라는 어떤 세계입니까? 어떻게 오는 것입니까? 우리 안에 잘못된 가치관이 종말될 때 이루어지는 의의 세계입니다. '섬기는 자가 종'이라는 가치관이 죽고, '섬기는 자가 주인'이라는 가치관 위에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죄악된 세상 가운데 지극히 비천한 자리로 낮아지셔서 섬기셨던 주님의 사랑을 받았던 수제자 베드로도 섬김의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주님께서 그런 베드로에게 '이후에는', 다른 말로 '십자가 사건 후에는', 더 정확하게는 십자가 사건 이후에 보내실 '성령의 시대'가 열리면, 성령께서 주님께서 보이셨던 섬김과 희생의 그 의미를 '알게 하시리라' 말씀하십니다.
죽기까지 섬기신 주님으로 인해,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물과 피로 온몸을 씻게 된 우리들이 아닙니까? 이미 거듭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습니다. 날마다 짓는 자범죄의 문제만 남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까지도 주님께서 씻어 주셔서 우리를 온전케 하십니다. 이것이 끝까지 책임지시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주님의 모습 속에서 우리 안의 교만이 심판됩니다. 천국은 가장 섬기는 자가 가장 큰 자입니다. 주님의 섬김을 받은 우리가 그 사랑에 눈 떠서, 섬김의 왕으로 오신 주님을 닮아 낮아짐으로 진정 높아지는 길을 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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