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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QT/사순절 (크리스천투데이)

Day 30 - 내가 그니라

18: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나가시니 그 곳에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니라
18:2 그 곳은 가끔 예수께서 제자들과 모이시는 곳이므로 예수를 파는 유다도 그 곳을 알더라
18:3 유다가 군대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얻은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등과 횃불과 무기를 가지고 그리로 오는지라
18:4 예수께서 그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이르시되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18:5 대답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하시니라 그를 파는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섰더라
18:6 예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니라 하실 때에 그들이 물러가서 땅에 엎드러지는지라
18:7 이에 다시 누구를 찾느냐고 물으신대 그들이 말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18:8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에게 내가 그니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이 가는 것은 용납하라 하시니
18:9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주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요한복음 13장 31절부터 요한복음 17장까지 이어지는 ‘이 말씀’ 고별설교를 전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나가셨습니다. 이제 곧 잡히시고 본격적인 십자가의 길이 시작됩니다. 주님의 33년의 일생 중 3년의 공생애, 그 중에서 수난을 받으시고 십자가를 지신 마지막 3일을 우리는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3일이 주님의 33년 전 생애를 말해 주며, 이 3일에 행하신 일이 그 이전의 어떤 사역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기드론 시내를 건너 동산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에는 중요한 두 거점이 있었습니다. 성전에서 많은 이들에게 가르치시고, 동산에서 제자들에게 말씀의 깊은 세계를 풀어 주셨습니다. 이곳을 유다도 알았습니다. 유다도 주님께서 가까이 두시고 함께 삶을 나누며 깊은 사랑의 권면과 가르침을 주셨던 자였습니다.
 

이 동산은 감람원, 올리브나무 동산입니다. 그곳에 기름을 짜는 곳인 겟세마네가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헬라어(크리스토스)로,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성전에서 잡은 유월절 양의 피로 흥건히 물든 기드론 시내, 피의 강을 건너 죽음을 앞두고 통곡의 기도를 올리셔야만 했습니다.
 

최후의 만찬의 자리에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던 유다가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얻은 하속들을 데리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등과 횃불과 무기를 가지고 죄인을 수색하듯 주님을 잡아가려고 왔습니다. 주님이 사랑하셨던 제자가 가장 앞장서 있고, 성전수비대인 수백 명의 하속들이 뒤따랐습니다.
 

이들은 성전이신 그리스도를 수비해야 할 자들이 아닙니까? 등을 들고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찾고, 횃불을 들고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를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이들은 등을 들고 횃불을 들고 주님을 잡으러 옵니다. 한 번도 폭력을 쓰신 적이 없으신 주님을 잡기 위해 칼과 몽둥이를 가지고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왔습니다. 너무나 슬프고 고통스러운 장면입니다.
 

주님께서 죽음의 세력이 밀려옴을 “다 아시고” 당당하게 너희가 찾는 자 “내가 그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얼마든지 피하실 수 있고 맞서 싸우실 수 있었지만, 주님은 십자가 고통의 길을 피하지 아니하시고 적대자들 앞에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죽음의 영을 다스리시는 주님의 영적인 권위 앞에 그들이 엎드러졌습니다. 주님께서는 잡히셔서 끌려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모든 죄를 다 지고 속죄양이 되셔서 십자가의 길을 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잡히시는 위기의 순간까지도 제자들을 염려하고 보호하십니다. ‘나를 잡고 이들은 놓아 주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그 모든 십자가의 짐을 홀로 지고 가셨습니다. 제자들의 몫까지 다 지고 가셨습니다. 살벌한 죽음의 세력 앞에 당당하셨던 주님과 같이 밀려오는 고난을 피하지 아니하고 당당히 대면하며 제압하며 가길 원합니다. 그리고 남겨진 제자들과 같이 이 놀라운 주님의 사랑의 증거자가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