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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선포/주일예배

얼마나 주려느냐 (2016/02/14)

모든 복음서의 기자들은 이야기를 전개할 때 유다가 예수를 팔게 된 사건 앞에 옥합을 깨뜨린 여인의 이야기를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눈뜨지 못하는 제자가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늘 주님과 가까이 있는 자라 할지라도 늘 사랑을 받고 사는 자들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더 끔찍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하시는 방식은 항상 무조건적인 사랑이고 일방적인 은총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늘 불쌍한 영혼을 감싸고 품고 치유하셨던 모든 삶 속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습니다. 이유라면, 그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이 깊어지면 따지는 것이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 인간 관계 속에서도 왜 갈등이 생기고 분쟁이 생기는가. 따지기 때문이죠.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것을 고쳐야 된다는 논리로 따집니다. 그런데 따져서 더 좋아지는가. 더 나빠지죠. 왜 그럴까요. 그 속에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 문제 있다고. 그러나 사랑하면 문제가 문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기를 원하는 세계에 들어가면 따지는 것이 사라집니다.

 

지금 그런 주님의 큰 사랑을 받은 제자들 안에, 유다 안에 그 배반의 깊은 동기가 무엇이었는가. 사랑을 낭비로 보았습니다. 그렇게 비싼 향유를 쏟아 붓는 것을 칭찬하시는 예수님을 보고, 아 이렇게 해서 이 공동체는 미래가 없다. 이렇게 낭비하는 것을 칭찬하시다니. 내가 여기에서 헌신하는, 헌금하는 모든 것들 다 낭비구나. 세상 사람들이 그 똑똑한 생각과 정신으로 보면, 예수를 따라가는 삶이란 정말 인생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지?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교회를 떠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을 오해할 때, 낭비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룩한 낭비죠. 이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진정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사순절 절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십자가를 붙들다 보면 우리가 건강해집니다. 돈만 생각하고 세상 근심만 가지고 살았던 것이 죽고 다시 살게 되는 기간. 정말 주님의 마음과 주님의 사정과 하나되어서 새롭게 빚어지는 기간. 안그러면 끝없이 잘못된 길로 가게 됩니다. 이 유다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적인 지식으로 판단하고 낭비로 보고, 하나님의 거룩한 일들을 알량한 자기 논리로 비판합니다. 그 똑똑한 논리로 결국 예수를 판 것이죠. 팔아 넘길때는 자기 나름의 신념으로 주님이 하는 일이 자기 인생을 허비하고 잘못 인도하고 있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팔아놓고 보니 사랑이 생각나는 것입니다. 그가 받은 많은 것이 생각나는 것이죠. 여러분, 세상이 아무리 커보인다 해도 믿음을 버리지 마십시오. 세상의 것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막상 떠나고 보면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가 받은 주님의 사랑과 은혜, 그가 키움을 받았던 그 깊은 사랑의 추억이라는 것은 지울 수가 없고, 그것은 이길 수가 없는 것입니다.

 

27:3 그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27:4 이르되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하니..


우리가 유다의 뉘우침이 있었다는 것은 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유다가 자기가 한 것이 죄라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정죄되어서 뉘우쳤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것이죠.

 

오늘 이 말씀 보면서 우리가 무엇을 깊이 생각하고 깨닫기를 원하는 것인가. 유다는 어찌하여 사랑을 보지 못했는가. 그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세상의 지식으로 거룩한 것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믿고 우리에게 베푸신 주님의 큰 사랑의 능력을 따라 주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우리가 됩시다.